본문 바로가기

☞_리뷰/영화리뷰

맨 프럼 어스 (The Man From Earth, 2007)



아주 독특하고 흥미로운 소재를 가진 영화.

  종종 이런 스타일의 영화를 볼 때  시나리오가 주는 힘은 그 어떤 요소보다 크다는 생각을 새삼 느끼게 된다.
영화는 이사준비를 하는 대학교수의 작은 오두막에서 시작한다.  존이라는 교수는 학과장으로 승진을 앞둔 꽤 능력 있는 학자이다. 동료교수들은 10년간의 동료들과의 관계와 보장된 자리를 버리고 떠나려는 존에게 의문을 품고 질문을 한다. 머뭇거리던 존은 이내 자기가 살아온지 14000년이 됐다는 SF 소설 같은 고백을 하기시작한다.
  처음에는 그냥 웃어넘기던 고고학자, 생물학자, 인류학자인 교수들은 존의 해박한 지식에 놀라며 그의 이야기에 빠져들게된다.
이렇게 영화는 존과 동료교수들과의 대화로만 이루어져있다. 당연히 장소는 집안. 기껏해야 옮긴 장소는 집 마당 정도? 이 두 장소만을 배경으로 하며 오로지 그들의 대화만으로 스토리를 이끌어감에도 불구하고 전혀 지루하지 않는내용.
  존의 입에서 나오는 해박한 지식과 충격적인 내용들그리고 그의 말에 반박하는 동료교수들의 설명과 질문. 그러나 어느 한 부분 막히지 않고 차분히 질문에 답하는 존의 설명은 꽤나 재미있고 인상적이다. 중간에 기독교에 관한 내용은 허구의 영화라는 면에서 꽤 터무니없지만 인간과 종교에 관한 존의 설명은 상당히 그럴 듯 하다.
  상영시간동안 벌어지는 끊임없는 지적논쟁은 단순히 대화뿐만 아니라 의견의 차이와 그동안 믿어왔던 신념의 괴리감 때문에 사이사이 벌어지는 갈등의 모습도 보여줌으로써 밋밋한 호흡으로 흘러가는 걸 막아주기도 한다.

 

제작비용 우리돈으로 2600만원

초 저예산영화이지만 내용면에서는 오히려 왠만한 블록버스터 영화보다 나은듯하다.

 

 

 

별이 반짝이는 밤하늘은 늘 나를 꿈꾸게 한다.
 
왜 나는 창공에서 반짝이는
저 별에게 갈 수 없는 것일까?
 
루앙에 가려면 기차를 타야 하는 것처럼,
별까지 가기 위해서는 죽음을 맞이해야 한다.
 
죽으면 기차를 탈 수 없듯,
살아있는 동안에는 별에 갈 수 없다.
 
증기선이나 합승마차, 철도 등이 지상의 운송수단이라면
콜레라, 결석, 결핵, 암 등은 천상의 운송수단인지도 모른다.
 
늙어서 평화롭게 죽는다는 건
별까지 걸어간다는 뜻이지.

 

-빈센트 반 고호-